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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결산 - 취업 준비, 결과, 앞으로

아주 오랜만에 글을 쓴다. 애초에 누구 보라고 만든 블로그도 아니고, 공부한거 정리하려고 만든 블로그였는데 정신없이 자소서쓰고 시험준비하고 면접준비하다보니까 도통 건드릴 시간이 안나더라. 이 시점에서 한번 2020년에 대해 정리를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 취업 준비하면서 했던 거랑 결과들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고 나아갈 길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글을 남긴다.

살면서 이랬던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몸도 마음도 힘든 한 해였다. 뭐 코로나떄문에 채용 과정이 좀 바뀌어서 혼란이 있긴 했지만, 그건 모든 취준생에게 해당되니까 언급해봤자 핑계밖에 안될 거다. 암튼, 연초에 까페에서 하루종일 코딩테스트 문제 풀던 시절이 그리워질 정도로 자소서 - 인적성 또는 코테 - 면접이라는 채용의 과정들에 대해 준비하는 과정이 만만치가 않았다. 대충 상/하반기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상반기

상반기에 총 31장의 자소서를 제출했고, 딱 4곳 붙었다. 한번도 써본 경험이 없기에, 한장한장 공들여 썼다. 그만큼 시간도 오래걸리고 많이 지치기도 했다. 서류 붙은 곳 중, 인적성 시험을 본 회사는 2곳인데 첫번째 시험에서 준비가 너무 모자랐고, 떨어졌다. 이후 열심히 준비해서 두번째 회사는 붙었다. 그렇게 면접을 들어갔는데, 진~~짜 말이 안나오더라. 1분 자기소개는 덜덜 떨었고, 까먹었다. 질문에 엉뚱한 대답도 했던것 같다. 꼭 잡았어야 하는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첫번째 기회부터 잘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떨어졌다. 면접도 싹 다 정리를 한번 해야겠다. 

하반기 전에, 코딩테스트를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 강의도 신청하고 문제 풀면서, DFS 재귀, 탐욕법, DP, 완전탐색 등등 엄청 많이 봤다. 그러고 채용이 올라오면서, 코딩테스트를 봤는데, 진짜 하나같이 못풀겠더라. 조금만 어렵게 나와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감이 안왔다. 그래서 이때부터 진짜 많이 좌절하고, 자존감도 떨어졌다. 지금껏, 이만큼 열심히 하면 에지간한건 다 해결되던가 아니면 진척이 됐었는데, 코테는 그렇지 않았기에, 술도 먹고 투정도 많이 했다.  하지만 뭐 내가 타고난 지성이 대단한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못하면 더 열심히 하면 될거다. 안되더라도 그런 생각은 계속 가지고, 준비를 해볼 생각이다. 

하반기

하반기에는 총 34장 자소서를 제출했고, 7장의 서류가 합격했다. 상반기보다는 나은거 같은데, 뭐 고놈이 고놈이다. 서류가 적부인 곳도 껴있고, 자그마한 회사들도 껴있다. 운좋게 삼성이 붙어서 GSAT도 공부를 해봤는데, 정말 어려웠다. 많이 늘지도 않는것 같고, 게다가 온라인 시험에 적응하는 연습을 게을리한 죄로 모니터 보고 푸는데 시간을 엄청 낭비했다. 삼성이야 크게 기대를 안했고, 진짜 고질적인 문제는 위 단락에서도 말했듯 코딩테스트가 영 잼병이라는 점이었다. 나중에는 결국 포기하고 코테안보는 회사만 넣었는데, IT직무에 지원하는데 코테가 무서워서 코테를 안보는 회사에 지원한다는게 너무 자존심이 상했다. 다행히 아는 동생이 코딩테스트를 엄청 잘 푸니깐, 그 친구가 여유가 생기면 도움을 받아야겠다. 

암튼, 면접 연습을 하려고 제출한 서류가 붙어서 면접까지 가게 됐고, 그 회사에 최종 합격을 했다. 아무래도 경영학이랑 컴공이랑 같이 하려고 했던걸 높게 샀던 것 같다. 면접관들은 엄청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줬고, 그래서 더 잘 대답했다. 롯데 면접을 그렇게 봤더라면 붙었을까 싶을 정도로 대답을 잘 하긴 했는데, 너무 스무스하게 면접이 끝나서 떨어진줄 알았다. 근데 붙었고, 최종면접에서는 완전 병풍이었는데 또 운좋게 붙었다. 놀라웠던건, 같이 면접에 들어간 지원자들의 개발 경력이 정말 상당했다. 제대로 된 프로젝트 하나 들고있는 것 없는 내가 붙은게 아무래도 운 떄문이라고 밖에는 못하겠다. 

그리고 연수를 들어가면서, 사업 본부 및 부서를 배치받았다. 나는 전략기획팀에 들어갔는데, 대체 뭔일을 하는 팀인지 모르겠다. 해외 시장 개척의 선두에 서게 될 것이라면서, 엄청 달콤한 말로 유혹하길래 냅다 넘어갔다. 솔직히 엄청 후회하는데, 또 이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지 모르니까, 일단은 시키는 일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연수를 하면서, Spring MVC, MYbatis를 이용한 게시판 구현 과제를 맡았다. 난 진짜 하나도 몰라가지고, 그냥 열심히 공부하고 발표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또 자존감이 엄청 떨어지더라. 증말 쉬운게 없다. 

느낀점

여기까지가 취업 준비의 과정 및 결과이다. 정말 넘넘 힘들었고, 마음도 많이 아팠다. 상반기 다음 하반기를 겪으면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점을 보고 진~~~~짜 많이 힘들었다. 극심한 스트레스때문에 인간관계도 소홀했다. 그냥 사는게 재미가 전~혀 없더라. 그러다보니 할말도 없어지고, 내가 재미없는 인간이 되어가고있더라. 내년 상반기라고 다를까 싶어서, 그냥 냅다 입사를 결정했다. 취준에 있어서 나를 도와줬던 친구들에게 은혜를 갚으며, 나도 다음 단계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 과정을 겪으면서, 진짜 많은걸 느꼈다. 나는 아직 한참 모자라다는 점,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점, 또한, '기술에 대한 깊이'가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며, 이는 경영학 어쩌구 뭘로 커버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면접에 들어갔을 때도, 항상 들었던 질문은 "왜 경영학과 직무로 안가고, IT로 갔나요?"이런 류의 질문을 꼭 들었다. 물론 말로는 융복합인재 어쩌구 했다. 근데, 내 주장을 바탕으로 설득을 하려면 근거가 필요하다. 즉, 내가 하는 주장은 '내가 경영 + IT 을 통해 기른 역량과 경험으로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는 것이고, 그 근거로는 융복합 역량을 통해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한 경험이 들어가야 한다. 근데, 사실 사례가 없다. 즉, 기업 측에서는 굳이 확실하게 검증할 수도 없는 애를 쓸 수가 없는 것이다. 

향후 진로

이러한 관점에서, 내가 가야할 길에 대해 생각해보겠다. 일단, 나는 복전을 했든 뭘 했든 문과출신이다. 따라서, 그에 따르는 선입견도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이 선입견은 잘 극복만 한다면 오히려 플러스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영대생이랑 공대생이랑 분명 다르고, 경영대생이 개발 프로세스에서 기여할 수 있는 어떤 영역이 분명 있을 테니까. 이러한 점에서, 나는 도메인 지식(회사에서 다루는 금융)과 기술적인 깊이(개발 역량)을 가짐으로써, 말로만 떠드는 융복합 어쩌고 이런게 아니라 진짜 양 분야를 깊이있게 공부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은 일단 다음과 같다. 

첫째, 맡은 일 열심히 하기이다. 동기 20명 남짓 중에서, 전략기획팀에 들어간건 나 하나 뿐이다. 개발자로 들어오려고 했는데 기획자가 된 이 상황을 안좋게 볼 수 도 있지만, 좋게 볼수도 있다. 남들이 안하는 경험을 하는거니까. 일단 여기서, IT프로젝트 기획 및 설계 등에 대한 절차, 인사이트를 가지고 나가는게 나중에 큰 경쟁력이 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후에도 개발자로서 참여하도록 노력하면서, 기업의 프로젝트 경력을 쌓고자 한다. 

둘째, 개발 역량이다. 시간을 짬짬이 내서, 웹/앱 서비스 개발 및 깃에 대한 공부를 하고자 한다. 어떤 SW를 구현하든, 클라우드 등에 의해 웹기반으로 짜야한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 따라서, 웹/앱 공부를 위해 HTML, CSS, JS 공부하고, VUE..JS, react, node.js, mongo db 등 웹 서비스를 구성하는 각 요소들에 대한 이해를 길러서, 뭐든 '서비스 가능한 결과물'을 내고, 피드백 및 버젼관리 등에 대한 경험을 쌓고자 한다. 

셋째, 훗날 채용 프로세스에 대한 대비이다. 즉, 자격증과 코테 준비를 말한다. 사실 이부분은 좀 우선순위가 떨어지는데, 그만큼 천천히 길게 준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아마 간간히 하면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할 것 같다. 책 하나 샀는데 이거 풀고, 또 백준 풀어보면서 준비하다보면 언젠간 고수가 되어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렇게, 2020년을 정리했다. 진짜 힘들었다. 쓰다보니까 막 센치해진다. 그래도 이제 그 빡빡한 취준시장에서 한걸음 물러나서, 좀더 큰 그림을 그리고, 직무에 대한 이해, 역량등을 준비해서 재도전할 것이다. 진짜 다 잘됐으면 좋겠다. 나도 내 친구들도 주변사람들 다~~ 좋은사람들이니깐, 내가 잘돼서 다른사람한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다 . 이러한 초심을 잃지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이상 선서자 뱅장 섹발자